건물 없는 땅 112㎡와 도로 지분 5평, 석남동 두 필지가 49%까지 내려온 이유
인천 서해구 석남동의 땅 두 필지가 세 번째 기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한쪽은 건물이 헐린 빈 땅이고, 다른 한쪽에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착공예정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감정가는 3억 9,727만 원인데 두 번 유찰돼 최저가가 1억 9,466만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값만 보면 반값입니다. 다만 이 물건은 값보다 매각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매각 대상 · 건물 없는 두 필지
아파트나 상가라면 전용면적과 구조부터 봅니다. 이 물건은 그 항목이 비어 있습니다. 건물이 매각 대상에서 빠져 있고, 목록2는 건물이 이미 철거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확인할 것은 매각으로 정확히 무엇이 넘어오는가입니다.
현황 도로로 이용 중
건물 철거된 나대지 · 철제펜스로 출입 불가
넘어오는 면적을 합치면 128.529㎡(38.88평)입니다. 이 가운데 112㎡는 대지 전부이고, 16.529㎡는 도로의 지분입니다. 감정가로는 대지가 95.0%를 차지합니다. 도로 지분은 금액으로 1,983만 원, 전체의 5.0%입니다.
입찰 경과 · 두 번 유찰과 저감 30%
2026년 6월 12일 첫 기일부터 두 번 유찰됐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의 저감 폭은 30%로, 감정가에서 한 번 떨어질 때마다 값이 크게 내려갑니다.
3차 최저가는 감정가의 49%입니다. 보증금은 최저가의 10%인 1,946만 6,400원입니다. 지분이 섞인 물건에서 함께 보게 되는 절차가 하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40조는 공유자가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겠다고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하며, 신고가 있으면 법원은 최고가매수신고가 있더라도 그 공유자에게 매각을 허가합니다. 다만 이 사건은 두 필지를 함께 파는 일괄매각이고 지분인 것은 목록1뿐이며 목록2는 단독소유입니다. 대법원 2005마1078 결정은 일괄매각결정이 유지되는 이상 매각 대상 중 일부의 공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상 전체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구성에서는 조문만 보고 우선매수가 당연히 작동한다고 읽기 어렵습니다. 감정 시점이 2024년 7월 23일이라 기일까지 2년이 지났다는 점은 가격을 볼 때 함께 봐야 합니다.
권리 분석 · 인수는 없고, 임차인 표기는 재검토
등기부부터 정리하면 간단합니다. 말소기준등기는 2022년 5월 30일 근저당권이고, 그 뒤에 붙은 것들은 경매로 모두 지워집니다. 조합 추진위원회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도 근저당보다 뒤에 있어 소멸합니다. 같은 날 설정된 지상권은 근저당과 함께 담보 목적으로 설정된 것으로 보이며, 이런 지상권은 담보물권이 사라지면 함께 소멸한다는 것이 대법원 2011다6342의 취지입니다.
다음은 임차인 항목입니다. 경매정보에는 1994년에 전입한 임차인에 대해 미배당 보증금을 매수인이 인수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말소기준보다 28년 앞선 전입이니 건물 경매였다면 맞는 표기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토지만 매각입니다.
조문을 그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대상을 “임차주택의 양수인”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토지만 낙찰받은 사람은 임차주택을 양수한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이 대지만 경매되는 경우에 임차인에게 인정한 것도 대지 환가대금에서 배당을 받을 권리였지(2004다26133·2012다45689), 토지를 낙찰받은 사람이 보증금을 떠안는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사실관계가 더 겹칩니다. 목록2는 건물이 철거된 나대지이고, 법원 현황조사서도 “폐문부재로 상세한 점유 및 임대차관계는 알 수 없고, 전입세대 열람 결과 임차인으로 등록돼 있으나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경매정보에 집계된 임차인 4건은 모두 배당요구종기(2024년 10월 10일)까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소액임차인이 대지 환가대금에서 최우선변제를 받으려면 저당권 설정 당시 지상 건물이 있어야 한다는 판례(99다25532)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정리하면 표기된 인수 부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다만 이는 공개된 자료로 읽은 것이고, 실제 판단은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 원본, 그리고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직접 확인한 뒤에 내려야 합니다. 이 항목 하나가 실질 부담을 크게 좌우합니다.
시세 · ㎡당 단가 네 가지
이런 형태의 토지는 아파트처럼 같은 조건으로 비교할 거래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 단가를 네 가지로 나란히 놓고 가격의 범위를 확인했습니다.
대지 기준으로 보면 감정 단가는 ㎡당 337만 원인데, 2026년 7월 3일 같은 동에서 이뤄진 지분 거래는 ㎡당 95.9만 원이었습니다. 3.5배 차이입니다. 3차 최저가를 목록별로 환산해도 대지는 ㎡당 165.1만 원이라 그 실거래보다 1.7배 높습니다.
다만 이 비교에는 단서가 붙습니다. 실거래 표본은 2건이고 필지를 특정할 수 없으며, 지분 거래는 온전한 소유권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최저가가 실거래의 1.7배”라고 단정하기보다, 감정 단가와 실제로 거래된 가격 사이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호가는 이 글에 넣지 못했습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과 달리 이런 형태의 토지는 단지 단위로 묶인 매물 목록이 없어 같은 조건의 호가를 모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 비교는 공시지가와 감정가, 실거래로만 구성했습니다.
환금성 · 대지 용도 매각 지표
같은 경매라도 용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다릅니다. 아파트와 대지를 나란히 놓고 보겠습니다.
대지 용도의 매각가율은 최근 6개월 29.6~53.8% 사이에서 움직였고, 같은 기간 아파트는 84.6~87.2%로 안정적이었습니다. 팔리는 비율 자체도 대지는 17.8~22.2%로 아파트(31.3~35.0%)의 절반 수준입니다. 다섯 건 중 네 건은 그달에 매각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통계는 전국 대지 전체를 집계한 것이라 이 물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토지는 되팔 때 시간이 걸린다는 성질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여기에 지분과 도로라는 조건이 더해지면 매수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더 좁아집니다.
입지와 사업 현황 · 조합원 모집 단계
위치는 초등학교가 271m, 지하철역 세 곳이 도보권입니다.
다만 이 땅의 가격에 실제로 작용하는 것은 역까지의 거리가 아니라 사진 속 현수막이 가리키는 사업의 진행 정도입니다. 등기부를 보면 2022년 10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이 땅에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걸었습니다. 같은 동에서 추진 중인 조합 사업의 공표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만 공표 자료의 기준지번(179-78 일원)과 이 물건의 지번(168-99·168-102)이 달라, 등기부의 추진위원회와 이 조합이 같은 사업인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래 수치는 그 전제 위에서 읽어야 합니다.
이 조합은 2020년 9월 조합원 모집을 공고했고 5년 4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단계는 조합원 모집입니다. 토지 소유권 확보율은 5.6%, 사용 권한까지 넓혀도 31.8%입니다. 한편 이 물건 자체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소유자와 채무자가 모두 파산관재인으로 표기돼 있다는 점, 25명이 18억 원 규모의 가압류를 걸어 둔 점입니다.
그래서 사업 진행을 전제로 가격을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확인되는 것은 가등기가 걸린 상태와, 같은 동 조합 사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공표 기록까지입니다.
실질 취득비용 · 확인할 조건 여섯
지금까지 확인한 조건을 한자리에 모으면 이렇습니다. 각각이 가격이 내려온 이유이자 낙찰 뒤 처리해야 할 항목입니다.
이 가운데 가격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112㎡ 나대지에 건축이 가능한가입니다. 감정평가서 토지이용계획란 기준으로 두 필지의 용도지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이고, 건축법 제44조 제1항은 건축물의 대지가 2m 이상 도로에 접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감정평가서는 본건이 남측으로 폭 6m 안팎의 포장도로에 접한다고 적었습니다. 여기에 도로인 목록1이 함께 나온 구성이라, 목록1이 목록2의 진입에 쓰이는 통로인지에 따라 두 필지를 묶어 파는 이유가 달라집니다. 지적도와 현황으로 확인할 항목입니다.
건폐율과 용적률, 최소 대지면적은 국토계획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시 조례로 정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조례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구체 수치를 적지 않았습니다. 112㎡라는 면적에서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지을 수 있는지는 이 수치와 접도 요건, 그리고 앞서 본 교육환경보호구역 해당 여부가 함께 정합니다. 건축을 전제로 가격을 계산하려면 이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돈으로 환산되는 부분도 짚어 둡니다. 토지 취득세는 4.6%입니다. 3차 최저가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취득세만 895만 원이고, 등기·법무 비용이 별도로 듭니다. 건물이 없으니 명도 비용은 들지 않지만, 펜스와 잔여물 정리는 매수인 몫입니다.
목적별로 나눠 보면 실거주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건물이 없고 지을 수 있는지는 별도 절차입니다. 임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는 것은 토지를 장기 보유하는 경우인데, 지분과 도로, 허가 절차를 직접 처리할 수 있을 때 조건부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종합 의견
감정가의 49%라는 숫자만 보면 싸 보입니다. 다만 가격이 내려온 이유는 시장이 아니라 매각 조건에 있습니다. 건물이 없고, 하나는 도로 지분이고, 되팔 때는 허가구역으로 돌아가며, 무엇보다 이 땅을 필요로 할 사업이 5년 넘게 첫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등기상 인수 부담이 없다는 점과 임차인 표기를 다시 봐야 한다는 점은 가격을 낮추는 쪽이 아니라 정확히 계산할 수 있게 해 주는 요소입니다. 결국 이 물건은 “얼마에 사느냐”보다 여섯 가지 조건을 직접 처리할 수 있느냐로 갈립니다. 특히 도로 지분은 협의가 되지 않으면 공유물분할 절차로, 나대지는 접도와 조례 확인을 거친 건축 가능성으로 각각 이어집니다. 그렇지 않다면 가격이 더 내려가도 같은 조건이 그대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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