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국면은 똑같이 지나가는데, 결말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세입자는 보증금을 한 푼도 못 건지고, 어떤 세입자는 전액을 돌려받습니다. 실제로 2026년 6월에도 피해를 신청한 사람 중 207명은 보증보험이나 최우선변제로 보증금을 전부 회수해, 아예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 차이는 운이 아닙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누가 먼저 돈을 돌려받는지는 계약할 때, 이사한 날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전세사기인데, 결말이 갈린다
국토부가 피해자로 인정한 전세사기는 누적 3만 9,669건(2026년 6월)으로 늘었고, 매달 500건 넘게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피해를 겪고도 회수 결과는 갈립니다. 6월에 피해를 신청한 사람 중 207명은 보증보험·최우선변제로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아 지원 대상에서 빠진 반면, 한쪽에는 한 푼도 못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둘을 가른 건 운이 아니라,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누가 먼저 돈을 돌려받느냐였습니다. 그 순서부터 봅니다.
전세금은 돌려받는 '순서'로 결정된다
집주인이 빚을 못 갚아 집이 경매로 팔리면, 그 대금은 정해진 순서대로 나뉩니다. 이걸 배당이라고 합니다. 은행 근저당이 앞줄에 서는 게 보통인데, 세입자에게도 자리가 있습니다. 보증금이 작으면 은행보다도 앞인 최우선변제, 확정일자를 받아 두면 그 날짜로 순위를 다투는 우선변제입니다.
그러니 세입자가 얼마를 돌려받느냐는, 이 줄에서 몇 번째에 서 있느냐로 정해집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이사한 날 이미 결정됩니다.
그 순위는 이사한 날 이미 정해진다
세입자가 이 줄에 설 자격을 대항력이라고 합니다. 그 집에 실제로 살면서 전입신고를 마치면 생기는데, 효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 0시부터입니다. 이 대항력이 은행 근저당 같은 말소기준권리보다 하루라도 앞서면, 집이 남에게 팔려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뒤지면, 경매와 함께 그 권리가 사라집니다.
전세사기가 노리는 게 정확히 이 하루입니다. 세입자가 잔금을 치르고 이사한 그날, 집주인이 곧바로 근저당을 잡으면 근저당이 하루 앞서 세입자가 뒤로 밀립니다. 그래서 이사와 전입은 최대한 당기고, 잔금을 치르기 직전 등기부를 다시 떼어 새 근저당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확정일자가 없으면, 순위표에 이름이 없다
대항력이 ‘줄에 설 자격’이라면, 확정일자는 ‘줄에서의 번호표’입니다. 전입신고에 확정일자를 더하면 우선변제권이 생기는데, 배당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그보다 늦은 채권자보다 먼저 돈을 받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와 함께 몇 분이면 받는 이 한 줄이, 돌려받는 돈을 크게 가릅니다.
확정일자가 없으면 대항력이 있어도 배당에서는 번호표가 없어, 앞선 채권자가 대금을 다 가져가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나마 대항력이라도 있으면 못 받은 돈을 낙찰자에게 따로 청구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같은 날 함께 받아 두는 게 안전합니다.
보증금이 작으면, 은행보다 먼저 받는다
보증금이 크지 않다면, 확정일자보다 강한 자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최우선변제입니다. 보증금이 지역별 소액 기준 이하인 세입자는, 확정일자가 없어도 일정액을 은행 근저당보다 먼저 돌려받습니다. 서울에서 보증금 1억 6,500만 원 이하면 5,500만 원까지, 가장 먼저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에 전입·점유를 갖추고, 배당요구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해야 하며, 최우선변제 총액은 주택가액의 절반까지만 인정됩니다. 전세사기 일당이 가짜 소액 세입자를 심어 이 앞자리를 가로채기도 하는데, 그래서 세입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어는 계약을 하기 전에 있습니다.
결말은 계약 전에 이미 갈린다
지금까지가 사고가 난 뒤 얼마를 건지느냐의 문제였다면, 애초에 사고를 피하는 힘은 계약 전 등기부에서 나옵니다. 계약 전 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떼어, 이미 잡힌 선순위 근저당이 얼마인지부터 봅니다. 선순위 근저당과 내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에 가까우면 깡통전세입니다.
여기에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간 신탁등기라면 등기부상 집주인이 진짜 소유자가 아니고,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사는 다가구라면 나보다 앞선 세입자들의 보증금까지 더해 따져야 합니다. 이 확인만 제대로 해도, 앞의 순위 싸움까지 갈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마지막 안전장치, 그리고 결국 순서다
그럼에도 시장은 움직입니다. 마지막 안전장치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입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 같은 보증기관이 대신 갚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청구하죠. 이 보증이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돈은 2023년 3조 8천억 원에 이르렀고, 2024년까지 3조 원대가 이어졌습니다. 요건을 갖춘 세입자는 사고가 나도 이렇게 보증기관에서 먼저 돌려받았다는 뜻이죠. 2025년 2조 원대로 준 건 사고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보증 문턱을 조인(전세가율 90% 이하) 결과라, 그만큼 가입 요건을 맞춰 두는 게 세입자의 몫이 됐습니다.
정리하면, 전세금을 돌려받느냐는 운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그리고 그 순서는 사고가 터진 뒤가 아니라 계약할 때, 이사한 날 이미 정해집니다. 계약 전 등기부로 선순위와 신탁을 확인하고, 이사한 날 곧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고, 요건이 되면 보증보험까지. 6월에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은 207명과 한 푼도 못 받은 사람을 가른 건, 결국 이 순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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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권리·경매 배당에 대한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대항력·우선변제·최우선변제 요건과 한도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시행령(2023.2.21 개정) 기준으로, 담보물권 취득 시점·물건·지역·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배당·타임라인·게이지 예시는 제도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 예시로 실제 배당표와 다를 수 있고, 통계는 작성 시점의 공개자료·보도 기준입니다. 특정 물건·지역의 매수를 권유하지 않으며, 경매 취득에는 배당·명도·시세 변동·권리 확인 오류 등에서 비롯된 손실 위험이 있고 본 콘텐츠는 특정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경매퀵은 입찰 당일 매수신청 대리만 대행하며, 물건 선정·권리분석·입찰가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본문 사진은 특정 사건·물건과 무관한 일반 예시입니다. · 자료 국토교통부 전세사기 피해 통계 ·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 HUG 전세보증 · 표지·본문 봄 사진 ⓒ Ox1997cow(CC BY 3.0) · 주거지 조망 사진 ⓒ 슈트레인저(CC BY 3.0) · 위키미디어 공용

